羊(양 양)의 경우처럼 뿔난 소의 머리를 본뜬 글자이지만, 문자학에 근거가 없이 지금의 자형만으로 보자면 의 가운데를 뚫고 올라온 획[丨]은 소의 뿔, 一의 가운데를 뚫고 내려온 획[丨]은 꼬리로, 이 뿔과 꼬리를 제거하면 한글의 ‘소’와 같은 형태가 된다. 만들어진 원리와 전혀 관계가 없는 우연의 일치이지만 재미난 글자이다.
조선시대 사람들은 돼지고기를 먹는 것 보다 소고기를 즐겼다. 원칙적으로 소는 농사를 짓기도 하고 짐을 옮기는 등의 다양한 노동력을 제공하는 동물로 소를 도살하지 못하게 우금령(牛禁令)까지 내리기도 하였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소고기를 먹었다. 조선후기 유만공(柳晩恭)이 지은 《세시풍요(歲時風謠)》에는 소고기를 먹기 위해 잔인하게도 몽둥이로 소의 다리를 내리쳐 부러뜨려 더 이상 농사를 짓지 못하는 동물로 관청에 보고한 후 소를 잡아먹었다고 한다. 고기를 먹겠다는 사람의 입맛은 법으로도 금지하기 어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