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손[又]에 몽둥이[几]를 들고 있는 모양을 본떴다. 손에 몽둥이를 들고 어떠한 행위를 하고 있는 상태를 뜻한다. 그래서 殳를 부수로 거느리고 있는 글자들은 대부분 손으로 행하는 행동이나 결과를 의미한다.
예컨대 殺(죽일 살)자는 손에 몽둥이를 들고 짐승을 죽이고 있는 상황, 醫(의원 의)자는 환자에게 병[酉]에 든 독한 알코올을 먹이고 상자에 날카로운 치료도구[医]를 가지고 손[殳]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상황을 본떴다. 毆(때릴 구)자 역시 발음을 결정한 區(구역 구)와 손으로 상대를 때리는 행위를 뜻하는 殳가 합쳐졌다.
그런데 한 가지 유의할 글자가 있다. 沒(빠질 몰)의 경위 오른쪽에 있는 글자가 오늘날 殳의 모양과 매우 닮기는 했지만 만들어진 원리가 서로 다르다. 殳는 몽둥이를 든 오른손을 본떴다면, 회오리[回]치는 물살[氵] 안에서 손이 하나 삐죽 물 밖으로 나온 상태[𠬸]로 물에 빠져 있는 사람의 모양을 표현하였다. 두 글자는 엄연히 달라 관심을 가지고 살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