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한자로 ‘발’이라고 하면 足(발 족)을 연상하는데, 止와 구별한다면 足은 종아리[口]까지 표현한 상태, 止는 종아리를 생략한 발 부분만 표현한 상태로 구분이 된다. ‘가다’의 뜻을 가진 之(갈 지)자 역시 발의 모양을 본뜬 글자이면서도 두 글자는 전혀 반대의 뜻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발음은 같다.
出(나갈 출)은 갑골문에서 출입구[凵] 밖으로 발[止]을 내디디고 있는 상황을 본떠 ‘밖으로 나가다’는 의미로 쓰였다. 그런데 해서(楷書)에서 止가 屮로 모양이 변하여 원래의 모양을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志(뜻 지) 역시 원래는 止와 心으로 구성되었기 때문에 《논어(論語)》 〈위정(爲政)〉에서는 志자를 ‘마음이 가는 것[心之所之]’이라고 주석하였다.
한문 경전(經典)을 공부하는데도 문자학이 기초가 된다면 훨씬 쉽고 명확하게 이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