旡(목멜 기)의 모양처럼 고개를 반대쪽으로 살짝 돌려 나와는 아무관련이 없는 의미라는 뜻을 나타냈다. 글자는 존재하면서도 그 뜻은 ‘아무 것도 없다’는 뜻을 담았다. 없음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 글자의 운명이 가련하다. 無(없을 무)의 이체자로도 쓰이는데, 天(하늘 천)을 무척이나 닮았다. 无를 부수로 거느리고 있는 글자들이 그리 많지가 않은데, 旣(이미 기)의 경우 皀과 旡가 합쳐졌다. 皀는 밥그릇의 모양을 본뜬 食(밥 식)에서 밥그릇의 뚜껑을 벗긴 상황을 의미하고 旡는 밥그릇의 반대쪽으로 입을 벌린 상황을 표현하여 이미 밥을 다 먹은 완료의 상태를 표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