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일반적으로 ‘아들’이란 뜻으로 쓰이지만 원래는 두 팔을 내놓고 강보로 감싼 갓난아이의 모습을 본떠 아들딸의 구별이 없는 글자였다. 그러던 것이 점차 대를 잇는 아들의 의미로 쓰이다가 ‘씨앗’ 등의 뜻으로 분화되었다. 또한 공자(孔子), 맹자(孟子)의 경우처럼 ‘선생’의 뜻으로도 쓰이는데 이는 무엇 때문일까? 농부는 가장 튼실한 열매는 먹지 않고 다음 농사를 위해 보관해 둔다. 어느 한 곳 버릴 것 없는 성인과 아성인 공자와 맹자는 세상에 남길 씨앗으로 충분하니 ‘선생[子]’의 칭호도 아깝지 않았던 것이다.
한자(漢字)는 남자가 만든 문자이다. 중국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듯 권력을 장악하고 세상을 지배했던 주체가 바로 남자였다. 때문에 한자 역시 남자들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져 女자에는 주로 부정적의 의미를, 子자에는 주로 긍정의 의미를 담았다.
예컨대, 두 여자가 있으면 시끄럽고 송사가 난다[奻 : 시끄럽게 송사 날 난]는 뜻을 부여한 반면 아들이 둘이면 쌍둥이[孖 : 쌍둥이 자]라는 긍정의 의미를 부여했다. 또한 여자가 셋 모이면 간사한 짓을 한다[姦 : 간사할 간]는 뜻을 부여한 반면 아들이 셋 모이면 서로 삼가다[孨 : 삼갈 전]는 뜻을 부여했다. 또한 여자를 아름다움의 대상으로 간주한 妍(예쁠 연), 姝(예쁠 주), 娜(아리따울 나) 등의 글자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