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에서 가운데 한 획이 생략되고 왼쪽 마지막 획이 왼쪽으로 살짝 굽었다. 갑골문에서도 夕과 月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만약 보름달을 본떴다면 둥근 모양의 해[日]과 구별이 없어 반달을 본뜬 것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것이다.
夕을 부수로 거느리고 있는 글자는 그리 많지는 않지만 대표적인 글자로 外(바깥 외)가 있다. 저녁[夕]에 점[卜]을 치는 행위는 아주 ‘예외적이다’는 뜻에서, ‘벗어나다’ ‘바깥’ 등의 뜻으로 의미가 분화되었다.
간혹 원래의 글자모양을 확인하지 못한데서 오는 글자풀이가 사람을 잡는다. 지금의 글자의 모습으로 본다면 마치 두 개의 夕이 합쳐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원래는 많은 고기[⺼ : 고기 육]가 수북하게 쌓여 있는 모습을 본떠 오늘날 ‘많다’는 의미가 쓰이고 있다.
꿈[夢 : 꿈 몽]은 저녁 잠자리에서 꾸는 것이니 夕자로 구성된 것은 당연하다. 또한 夜(밤 야)는 마치 석양의 무법자처럼 팔을 잔뜩 벌리고 서 있는 사람[大]의 겨드랑 사이로 달[月]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