又는 세 손가락의 모양을 본뜬 右(오른쪽 우)자의 초기 글자이다. 발의 모습을 본뜬 止(그칠 지)자 역시 세 개의 발가락만 그렸다. 여기서 숫자 3은 특정한 수를 가리키기 보다는 ‘모두’, ‘온갖’ 등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오늘날 왼쪽과 오른쪽을 뜻하는 左右는 필순이 다르다. 두 글자 모두 윗부분이 매우 흡사하지만 左는 왼손을, 右는 오른손을 본떠 左=一+丿의 순서로, 右=丿+一의 순서로 쓴다. 갑골문의 모양을 이해하면 전혀 필순이 헛갈리지 않는다.
오늘날 아무런 의문 없이 쓰이는 방향을 가리키는, ‘오른쪽’이란 말은 과연 제대로 된 이름인가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옛사람들의 사물을 인식하는 관점 속에 방향이나 색깔 등에 대한 편향된 의식이 고착화된 것들이 있는데, ‘오른쪽’이란 명칭이 바로 그 중 하나이다. 만약 右가 옳고 바르다면 그 반대쪽인 左는 옳지 않고 바르지 않다는 것일 텐데 과연 그러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