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은 여러 모양으로 변신하기도 한다. 팔을 벌리고 서 있는 모양의 大, 머리를 숙이고 달리는 모양의 夭, 앉거나 누운 모양을 본뜬 尸, 무릎 꿇은 모양을 본뜬 卩이 있다. 그 옛날 사신의 신표인 부절(符節)의 모양을 닮아 ‘부절’이란 뜻으로도 쓰인다. 부절은 둘로 갈라 나누어가졌다가 나중에 합쳐 확인하는 신표로 두 개의 卩이 합쳐진 모양이다.
印(도장 인)은 손으로 무릎 꿇은 사람의 머리를 눌러 제압하고 있는 상황이다. 원래는 ‘누르다’는 의미로 쓰였는데 도장을 찍는 행위가 이와 유사하다고 하여 지금은 ‘도장’이란 뜻으로 훨씬 더 많이 쓰인다.
낙관(落款)이라는 말이 있다. 서예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말이지만 일반인들에게는 낯설다. 이는 낙성관지(落成款識)의 준말로, 완성의 의미를 가진 ‘낙성’과 글자의 속을 파서 글자를 새기는 관(款)과 글자의 바깥쪽을 파서 글자를 도드라지게 하는 지(識)가 합쳐진 말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글씨를 완성한 뒤 음각과 양각으로 된 도장을 찍는 것을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