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자는 비수라는 뜻 외에도 숟가락이란 뜻이 있다. 이는 오늘날 匙(숟가락 시)가 匕의 부수에 속하고 있는 것으로도 그 의미를 추측할 수 있다. 이는 두 글자의 갑골문이 매우 흡사한데서 기인한 것으로 오늘날의 자형[匕·刀]과도 매우 흡사하다. 비수(匕首)란 “주머니에 들어갈 만한 크기의 작고 날카로운 칼”을 이르는 말이다.
왜 칼이란 뜻을 가진 단어에 首자가 들어갔을까? 이는 首자에는 누구나 알고 있는 ‘머리’란 뜻 외에도 ‘칼자루’의 뜻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匕를 부수로 거느리고 있는 글자 중에 칼의 의미로 쓰이는 글자는 거의 존재하지 않으며, 거의 대부분의 칼의 의미는 刀의 부수에 편입되어 쓰이고 있다.
오늘날의 기준으로 보자면 불법무기 정도로 규정할 만한 조선시대의 은장도(銀粧刀)가 있다. 은으로 장식한 칼이라는 뜻으로, 남녀구분 없이 사용되었다. 남자는 옷의 바깥쪽 옷고름이나 허리띠에 주로 차고 여자는 치마 속에 차고서 호신용이나 자살용, 또는 실생활에 썼다. 장도(粧刀)는 만드는 재질에 따라 나무로 만든 목장도(木粧刀), 상아로 만든 상아장도(象牙粧刀), 짐승의 뿔로 만든 화각장도(華角粧刀)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