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의 모양을 본뜬 來(올 래)와 발의 모양을 본뜬 夂(뒤져 올 치)가 합쳐진 글자이다. 來자는 ‘보리’의 모양을 본뜬 글자였는데 뒤에 ‘오다’는 뜻으로 쓰이자 이를 대체할 만한 글자로 오늘날 麥자를 만들었다.
날씨가 추워지는 겨울에 보리밭이 얼어서 부풀어 오르거나 지나치게 따뜻해서 보리가 웃자라는 것을 막고 땅에 뿌리가 단단히 활착하여 제대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 바로 보리밟기이다. 이와 같이 밟아서[夂] 보리[來] 농사를 짓는 행위를 나타낸 것이 바로 麥인 것이다. 보리를[麥] 손으로 움켜 떠서[匊] 만든 麴(누룩 국), 보리를[麥] 납작하게[面] 만든 麵(밀가루 면)이 있다.
아직 보리가 채 여물지도 않아 양식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에서 지난 가을에 걷은 식량이 다 떨어져 굶주릴 수밖에 없던 4∼5월의 춘궁기를 보릿고개, 한자로는 맥령(麥嶺)이라고 표현하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이때를 넘기기가 매우 힘들었다.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넘기 어려웠던 고개가 아니었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