鳥와 烏는 모두 새의 모양을 본뜬 글자이다. 까마귀는[烏] 몸도 까맣고 눈도 까매서 눈과 몸이 구분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鳥의 눈동자를 표시한 一이 생략되었다. 鳥의 아래 네 점은[灬] 火를 닮기는 했지만 새의 다리 모양이 변형된 형태이다.
바다의 산처럼[山] 보이는 곳에 새가[鳥] 앉아 있는 島(섬 도), 갑옷처럼[甲] 딱딱한 부리를 가진 새[鳥] 鴨(오리 압), 어린아이처럼[嬰] 말을 하는 새[鳥] 鸚(앵무새 앵), 암수가 함께해야[兼] 날아다닐 수 있는 새[鳥] 鶼(비익조 겸), 다른 새에 비해 키가 높은[高] 새[鳥] 鶮(학 고) 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호화로운 동네의 하나인 압구정동은 ‘狎鷗亭’에서 유래하였다. 이 말은 원래 ‘갈매기와 매우 친하다’는 뜻인 압구(狎鷗)라는 말에서 온 것으로 한명회(韓明澮)의 호이기도 한데, 간혹 鴨(오리 압)과 모양이 비슷하여 鴨鷗亭으로 잘못 쓰기도 한다. 재미있는 것은 한명회가 이곳에 압구정을 짓고 난 뒤 그 많던 갈매기가 오지 않아 이를 본 사람들은 그를 조롱하는 의미를 담아 狎과 자형이 비슷한 押(누를 압)자를 쓴 押鷗亭으로 바꾸어서 부르기도 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