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날개를[𠃧] 펴고 하늘 높이 올라가다[升]는 뜻을 가진 글자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글자 전체가 활짝 날개를 펴고 하늘을 향해 날아가는 새의 모양을 본뜬 상형자다. 갑골문에서는 명확하게 𠃧는 羽가 뒤집어진 자형이고 升은 새의 몸통을 본뜬 글자로 확인이 된다.
飛는 非(아닐 비)와 발음도 동일하고 생성원리도 비슷하다. 非 역시 羽의 왼쪽에 자리한 习를 뒤집어 놓으면 非와 동일한 구조를 가져, 환한 대낮에[白] 새가 수없이 날개짓[羽]하며 날아가는 방법을 ‘익히다’는 뜻을 가진 習(익힐 습)에서도 새의 날개짓과 관련된 글자이다.
말이[馬] 날아가듯[飛] 달리는 騛(발 빠를 비), 눈이[雨] 펄펄 날리면[飛] 내리는 䬠(눈 펄펄 내릴 비), 날개를 뒤집으며 날아가는[飛] 상황과 발음을 결정한 番(차례 번)이 합쳐진 飜(뒤집을 번)이 있다. 특히 飜의 경위 飛와 羽는 동일한 의미를 가진데서 기인하여 飜의 이체자를 翻으로도 쓴다.
흔히들 비행기라면 1903년 라이트형제의 비행기만 기억을 하겠지만, 이보다 훨씬 앞선 1592년 조선시대에도 비거(飛車)라는 비행기도 있었다. 《왜사기(倭史記)》에, “정평구(鄭平九)라는 사람이 비거를 만들어 진주성에 갇힌 사람들을 성 밖으로 데리고 나왔는데 30리를 날았다.”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