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風은 凡과 虫의 조합처럼 보이지만 원래는 凡과 鳥의 조합인 鳳(봉새 봉)이었다. 봉새는 바람신(風神)으로, 《금경(禽經)》에도 “풍백(風伯)이라고 말한다. 날아오르면 하늘에 큰바람이 난다”고 하였다. 오늘날 鳳자가 봉황새라는 글자로 쓰이자 風으로 글자를 변형시켜 바람이라는 뜻으로 쓰였다.
凡은 또 바람을 받아서 나아가는 돛의 모양을 본뜬 것이라는 설도 있다. 바람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라 형체를 가늠할 수 없다.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사라지는지 조차 가늠할 수 없다. 바람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사라지는 것이 바람이다.
산에서[山] 바람처럼[風] 일어나는 嵐(남기 람), 바람이 분다는 느낌이 드는 계절이 바로 가을이다. 찬바람이[風] 살짝 불기 시작하면 나무[木]에 붉은 빛이 도는 楓(단풍 풍), 근원도 없고 일정한 곳에 머무름도 없이 바람처럼[風] 떠도는 말[言]인 諷(풍간할 풍), 여러 마리의 개가[猋 : 개 달리는 모양 표] 한꺼번에 떼를 지어 달리듯 부른 바람[風]인 飇(폭풍 표)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