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다리 짧은 눈[目]을 부각시킨 사람[儿]의 모습을 본뜬 見(볼 견)과 매우 흡사하지만 원래의 글자는 이와 전혀 다른 자형으로 조개껍질[目] 밖으로 삐져나온 조갯살[八]의 모양을 본뜬 상형자이다. 지금도 자개로 만든 가구가 비싸듯이 옛날에도 조개를 보물로 여겼다. 물론 일반적이지 않은 특별한 조개에 한정된 것이기는 하지만 당시만 해도 돈의 대용품이었다.
조개의 모양을 본뜬 貝(조개 패)와 솥의 모양을 본뜬 鼎(솥 정)이 貝의 부수에 혼재되어 있어 일반인들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는 鼎이 간소화하여 貝로 바뀌면서 빗어진 원인이다. 예컨대 나라의 큰 행사를 위해 솥[貝/鼎]을 베풀어 두고 점[卜]을 쳐서 신에게 옳고 곧은 행위를 묻는 貞(곧을 정), 청동기 솥[貝]에 영원히 남을 만한 문구를 새겨[刂] 법칙으로 삼는다는 則(법칙 칙), 나라의 보물인 솥[貝]을 손에 몽둥이를 쥐고[攵] 쳐서 깨드리고 있는 敗(깨뜨릴 패) 등이 있다. 그 나머지는 대부분 돈과 관련되어 지금[今] 눈앞에 있는 貝(조개 패)를 보면 생기는 마음인 貪(탐할 탐), 패물[貝]을 여러 개로 나누어[分] 버리면 가난해지는 貧(가난할 빈) 것은 당연지사, 돈과 패물[貝]은 언제 어디서든 무엇으로든 바꾸어 변화시킬[化] 수 있는 재화 貨(재화 화) 등이 조개의 모양에서 온 글자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