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마치 亖와 口가 합치된 글자처럼 보이지만 갑골문에서는 악기[辛]를 물고 있는 입[口]의 모양을 표현한 글자이다. 여기서 辛은 형구의 모습이 아닌 악기의 모양으로 辛에서 가운데 Y의 모습을 뺀 나머지 글자[亖]와 口의 합체자인 셈이다. 일정한 모양을 가지고 있지 않아 문자로 그 형상을 잡아내기란 참으로 어려웠다. 그래서 사람들과 가장 가까이에서 확인할 수 있는 입으로 불어 내는 소리를 사람의 말[言]로 대용한 것이다.
두 사람이 서로 마주보고 말[言]을 하고 있는 誩(말다툼할 경), 말[言]로 누가 공정[公]한지를 따지는 訟(송사할 송), 말[言]로 숫자[十]를 계산하는 計(계산할 계), 진실된 말[言]이나 사실을 변화[化]시키고 꾸며서 상대에게 전하는 訛(그릇될 와), 말[言]로 공정하게 저울질[平]하여 평가하는 評(평할 평), 뜻[志]이 담긴 말[言]을 기록한 誌(기록할지) 등이 있다.
말이라는 뜻을 가진 한자 가운데 言과 語가 있다. 일반적으로 言語는 단어로 결합되어 많이 쓰이기도 하지만 이 두 글자는 쓰임이 엄연히 다르다. 言은 자발적으로 꺼내는 말, 語는 남의 물음에 대답하거나 토론하는 것을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