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마치 人(사람 인)과 用(쓸 용)이 합쳐진 글자처럼 보이지만 짐승의 뿔을 본뜬 글자로 뾰족한 끝을 가진 뿔의 상형자이다.
오이[瓜]처럼 기다란 뿔[角]로 만든 觚(술잔 고), 칼[刀]로 소[牛]의 뿔[角]을 해체하는 모양을 본뜬 解(풀 해)가 있다.
외뿔짐승으로 서양에서는 유니콘, 동양에서는 기린(麒麟)이라는 짐승이 있었다. 그 중에서도 수컷은 麒, 암컷은 麟으로 불리는데, 수컷을 鳳, 암컷을 凰이라고 부르는 봉황(鳳凰)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암수를 이르는 말이 합쳐져 하나의 단어를 이루는 어휘이다.
상투를 틀지 않은 남자를 흔히 총각(總角)이라고 하는데 이는 머리를 실로 마치 뿔[角]처럼 묶은[總] 것에서 온 말이다. 또한 열 손가락을 서로 엇갈리게 맞추어 끼는 것을 ‘깍지를 끼다’고 하는데 이는 한자말 각지(角指)에서 온 말이다. 원래 이 말은 활시위를 당길 때 손가락이 아프지 않도록 짐승의 뿔 등으로 만들어 끼우는 것을 이르는 말이었는데 ‘손가락에 끼우는 물건’에서 양손가락을 마주 끼우는 것으로 널리 사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