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又]과 붓대[丨]와 붓끝에 달린 붓털[二]의 모양을 본떴다. 손으로 붓을 쥐고 있는 모양으로 단순하면서도 명쾌하다.
영상물이 존재하지 않던 시절 모든 기록들은 붓에서 시작되고 붓에서 마무리 되었다. 그래서 공자(孔子)도 자신의 평가를 오직 역사[春秋]에 내맡겼던 것이다. 때문에 史(역사 사)자 역시 손[又]에 필기도구[中]를 쥐고 있는 모습을 본뜬 것이다.
흔히 붓은 진(秦)나라 몽염(蒙恬)장군이 만들었다고 전해오고 있다. 하지만 고고학의 발전으로 인하여 상(商)나라 옛터에서 붓으로 쓴 글씨의 흔적이 남은 도자기의 파편이 발견되는 등 훨씬 이전부터 오늘날의 붓과 비슷한 쓰임의 필기도구가 존재하였다. 이후 동진(東晉)의 왕희지(王羲之)는 쥐의 수염으로 만든 서수필(鼠鬚筆)을 애용하는 등 자신만의 독특한 취향에 어울리는 재료로 필기구를 만들어 사용하기도 하였다.
筆(붓 필)은 붓을 만드는 재료인 대나무[竹]와 붓[聿]이 합쳐진 글자이고, 肅(엄숙할 숙)은 붓[聿]으로 수놓는 바탕을 그리고 있는 상황이다. 조금만 방심하면 그림이 어긋나 수를 망칠 수 있으니 엄숙하고 신중하게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