귓바퀴와 귓구멍[口]이 확연한 상형자이다. 사람의 얼굴에 달린 감각기관 가운데 가장 얇으면서도 돌출된 형태를 가지고 있다. 取(취할 취)는 전쟁문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글자이다. 적의 왼쪽 귀[耳] 하나가 머리 하나에 해당되어 적의 손[又]에 의해 잘려 전공을 가늠하는 잣대가 되었다. 이 글자의 부수는 손의 모양을 본뜬 우(又)이다. 恥(부끄러울 치)는 마음속[心]에 부끄러운 감정이 생기면 귀[耳]가 붉어지는 모양을 보고 만든 글자로 지금은 심(心)의 부수에 편입한 글자이다. 또 咠(귓속말할 집)은 글자의 모양에서도 확인 할 수 있듯 귀[耳]의 가까이 입[口]를 대고 있는 모양으로 구(口)의 부수에 속한다.
돌출된 형태를 가진 코와 귀는 양(陽)에 속하며 세로로 긴 형태를 가지고 있고 들어간 형태를 가진 눈과 입은 음(陰)에 속하며 가로로 긴 모양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양기가 허(虛)하면 코와 귀의 기능이 약해져 냄새와 소리를 듣는 기능이 떨어지고 음혈(陰血)이 부족하면 눈과 입의 기능이 떨어져 보고 듣는 기능이 약해진다. 또한 양(陽)에 속하는 귀와 코는 모두 양(陽)에 속하지만 코는 양중양(陽中陽)이다. 숫자 역시 음의 수(2개)를 가진 귀에 비해 양의 수(1개)를 가진 코가 훨씬 더 강한 양(陽)의 상징으로, 지금도 제주도에 가기만 하면 하루방의 코를 만지며 아들을 바라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