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길게 기른 노인[耂]이 지팡이[匕]를 쥐고 있는 모양을 본떴다. 머리를 길게 기른 노인의 모습에서 노인의 뜻이 결정되었다. 어른이라는 뜻을 가진 또 다른 글자로 長(어른 장)이 있다. 이 글자 역시 머리털을 길게 기른 사람의 모습을 본떴다.
노(老)는 주로 ‘늙다’는 의미로 주로 쓰이기는 하지만 그 속에는 ‘노련하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나이를 먹으면서 세상살이의 온갖 풍파를 겪으면서 인생살이가 노련해진다. 늙는다는 것은 단순히 물리적인 시간의 흐름에 따라 드러나는 몸의 노화를 이르는 것만이 아니라 젊은이들이 생각지도 못한 다양한 경험을 온몸에 담아낸 것이다. 그러면서 내공이 쌓이는데 이것이 어른이다.
도가(道家)의 창시자로 추앙받고 있는 노자(老子)에 관한 전설 같은 이야기가 있다. 그는 어머니가 임신한지 72년 만에 왼쪽 겨드랑이를 뚫고 태어났는데 이때 이미 머리털이 백발이었다고 한다. 때문에 오늘날 그를 노자(老子)라고 부르는 것이다. 성인(聖人)들은 옆구리나 겨드랑이를 뚫고 태어나는 것이 필수조건인지 좌우지간 제왕절개(帝王切開)를 통해 세상에 나와 한 세상 호령했다.
요절하지 않는 한 누구나 늙음은 피할 도리가 없다. 천재(天才)의 조건은 요절하지만 대가(大家)의 조건은 장수(長壽)이다. 이미 천재는 물 건너갔으니 대가의 조건이라도 갖추어야 할 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