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쪽으로 뿔을 길게 기른 양 대가리의 모양을 본떴다. 소의 대가리모양을 본뜬 牛(소 우)와 표현 방법에 있어 유사점이 있다. 양은 참으로 인간의 입장에서는 유용한 동물이다. 털과 고기, 젖까지 어디 하나 흠이라고는 없는 양은 가축 중에서도 가장 먼저 길렀을 짐승 중 하나이다. 흔히 美(아름다울 미)자를 양[羊]이 크게[大] 자라면 ‘아름답다’는 식의 엉터리 글자풀이를 해도 이상하지 않을 글자이지만 갑골문에서는 사람의 머리 위에 화려하고 아름답게 장식한 모양으로 표현되었다. 이는 사람의 엉덩이에 짐승의 꼬리를 덧댄 尾(꼬리 미)의 상대적 개념으로 이해가 된다.
태아는 엄마의 뱃속 양막(羊膜) 안에서 자라고 양막은 양수(羊水)로 가득하다. 그런데 문제는 ‘양수’는 養水라고 하지 않고 羊水라고 표기하는데, 이러한 글자의 조합을 매우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는 양이 얼마나 인간의 생활 속 깊숙이 들어와 있는지 이해해야만 이해 가능한 어휘이다. 어미의 몸 밖으로 나오는 새끼양은 온몸에 얇은 막을 뒤집어쓴 채 태어나는데 이를 양막(羊膜)이라고 한다. 일상생활에서 늘 지켜보던 것을 사람의 생활에 대입을 한 것이다. 또한 양수(羊水)에 시선을 집중할 것이 아니라 양막(羊膜)에 집중을 하여 양막을 채우고 있는 물이 양수임을 감안한다면 이해가 되는 어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