宀(집 면)과 八이 합쳐진 글자이다. 오늘날의 글자 형태로만 보자면 지붕의 모양을 본뜬 宀으로 구성된 것처럼 보이지만, 갑골문에서는 宀이 아닌 동굴입구의 모양을 본뜬 冂과 동굴 벽에 드러나 있는 돌들의 모양[八]을 본뜬 글자였다. 어찌 되었건 사람이 거주하는 공간을 표시한 것임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움집’ 역시 이와 비슷한 형태의 집으로 아래로 땅을 파고 그 위에 지붕을 올려 땅 속과 땅위를 반반 사용하는 토굴집이다.
그래서 이 글자를 부수로 사용하는 있는 글자들은 대부분 ‘굴, 집, 끝, 파다’ 등의 의미로 쓰인다. 나머지 그렇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뜻을 가진 글자도 있지만 이 역시 구멍의 뜻과 매우 깊은 연관성을 지닌다. 窏(낮을 오)는 굴을 파서 지대가 ‘낮아지다’, 竊(훔칠 절)은 담을 뚫어서 물건을 ‘훔치다’, 窘(군색할 군)은 굴을 파서 살고 있는 곳이니 ‘군색하다’, 窻(창문 창)은 벽에 구멍을 뚫어 낸 ‘창문’이다.